알리익스프레스 2008 맥북프로 호환배터리 구입, 환불 후기

저는 early 2008 맥북프로 15인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참 잘 써온 녀석이고 가장 애정을 가졌던 기기입니다.

이 노트북은 하판에 배터리를 교체하게 되어 있고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면 구입해서

쉽게 교체할 수 있는 모델이죠.

물론 이 모델은 전원을 연결하면 배터리 없이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만

이동성이 다소 떨어지게 됩니다.  

긴 세월동안 이 녀석을 위해 애플에서 배터리를 구입해서 교체 했고, 애플에서 더 이상 생산을 하지 않는 

시기가 온 이후에는 이베이,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호환 배터리를 21,32 USD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M1 맥북프로를 구입하면서 이녀석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어졌지만

2008맥북프로의 키감이 너무 좋았기에 글쓰기용 으로라도 계속 쓰고 싶어서

마지막으로 알리에서 호환배터리를 하나 구입하게 됩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되었습니다.

작년 말에 주문한 호환 배터리가 1월 중순을 넘어서 도착 했는데요, 원래 사용하던 배터리들과 생긴것부터 다른게

기분이 쎄합니다. 판매자가 이 배터리를 받으면 반드시 먼저 완충을 하고 사용을 하고 문제가 생기면 분쟁하지 말고

메세지를 보내라, 원만하게 바로 조치해주겠다는 글이 보여서 일단 배터리를 장착하고 전원을 연결, 부팅 했습니다.

어라? 그런데 배터리 상태 아이콘이 배터리 인식을 전혀 하지 못하네요. 전원케이블을 뽑아보니 바로 셧다운이 되어 버립니다.

이번에는 이틀 정도 충전되도록 연결해놓고 기다려 봅니다. 그런데 배터리에 있는 충전확인 LED가 처음에 도착했을때처럼

3/5에서 전혀 늘어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도 인식도 되지 않고 충전도 되지 않아서 2만여원 버리는 셈 치려다가

일단 판매자에게 메세지를 보내보았습니다. 이러 저러 해서 배터리가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요.

그러자 판매자는 제 맥북프로의 모델명과 오리지널 배터리의 시리얼번호를 물어왔습니다.

오리지널 배터리는 오래전에 버린줄 알았는데 보관을 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오리지널 배터리 사진을 찍어 보냈습니다.

 

다른 상품을 보내주려나? 하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판매자가 의외의 답을 보내옵니다.

네가 보낸 배터리 시리얼 번호를 보니 2006년도 배터리였다. 고로 네 맥북프로도 2006년 생산품이고

우리 상품은 2007년, 2008년 맥북프로에서만 작동한다. 너님이 잘못 구입한거니 환불 없음. 하고요.

순간 당황했습니다. 제 맥북프로가 2006년이라니요... 검색을 한참 해보니 2008년 초기 맥북프로에는 2006년 생산

배터리가 장착되어 오기도 했더군요. 그런 내용의 메세지를 보냈으나 판매자는 완강했습니다.

배터리를 구매자 비용으로 반송 하면 상태를 보고 처리 하겠다고 합니다. 2만여원의 물건을 중국으로 보내면

환불을 받아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엉터리 같은 물건을 반품 하면 저들이 받아놓고 문제 없다 하고

버틸 것 같았습니다. 이러면 분쟁해봐야 일만 복잡해지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고요.

 

거기서 포기 하려다가 이런 쓰레기 같은 제품을 만들어 판 중국 업체가 괘씸하여 분쟁을 시작했습니다.

분쟁 조건을 보니 상품에 문제가 있으면 반품 없이 전액 환불이라고 씌어있는 것을 보고 분쟁을 결심한 것입니다.

증거 사진을 찍고 문제점을 최대한 설명해서 등록하고 기다렸습니다. 그러자 판매자가 제 오리지널 배터리의

이미지에 2006년이라 씌어진 부분에 빨간 화살표를 붙여서 환불거부 의사를 밝힙니다.

알리측 에서도 제가 더 이상의 증거를 제출하지 않으면 환불 불가로 끝난다고 통보했습니다.

그냥 포기 해버릴까? 하다가 오기가 생겨서 영상을 찍었습니다. 저의 맥북프로를 찍기 시작해서 하판의 제조년표시에

2008이라고 적혀있는 부분, 구입한 배터리를 장착하고 부팅을 시작, 시스템 정보에 나오는 년도 표시,

상태줄 표시에 배터리를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 그리고 전원을 뽑으니 바로 셧다운 되는 모습을

그대로 끊김없이 촬영하여 증거로 등록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을 비우고 며칠을 보냈는데 오늘 최종적으로 저의 증거가 받아들여졌고, 반품 없이 전액 환불 되었다고

알리측에서 연락을 보내왔습니다. 저는 알리가 자기나라 판매자 편을 편파적으로 들 줄 알았는데

나름 저의 증거를 살펴보고 중립적으로 결정을 내린 것에 조금 놀랐습니다.

 

재미 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알리에서 물건 사시는 분들 많으신 것 같은데요,

혹시라도 엉터리 물건 사시고 몇 만원 버린셈 치고 기분 상하지 마시고 

명백한 물건의 하자일 경우 분쟁해서 받아내시라고 경험기 남겨봅니다.

다들 건강하세요~